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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 그는 누구인가

류창희 2017. 2. 21. 13:41

列子 그는 누구인가



열자의 성은 列(열), 이름은 禦寇(어구 圄寇, 圉寇)이다. 원래 열어구는 전국시대 鄭(정)나라 사람으로 장자보다는 앞선 인물로 道家(도가)에서는 매우 중시되던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열자의 시대를 에워싸고 열자의 존실여부에 이설이 분분하지만 아무튼 열자는 생존시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고 40여년 간 정나라에 은서한 철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도가사상은 흔히 老子(노자), 莊子(장자), 열자로 대변되나, 사마천은 <史記>에서 열자를 따로 다루지 않아 그의 사상과 생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오직 <장자>의 열어구편을 통하여 그 면모의 일부를 볼 수 있다.

열자의 사상은 장자에 가까우나 그보다 훨씬 生과 死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루어, 지극한 유(遊) 노닒(觀遊)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였다. 게다가 민간 고사와 우언(寓言), 그리고 신화나 전설까지 풍부히 싣고있어, 도가 저작 중에서 가장 많은 고사를 담고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愚公移山’(우공이산), ‘亡羊岐路’(망양기로), ‘杞人憂天’(기인우천), ‘黃帝登仙’(황제등선), ‘朝三暮四’(조삼모사), ‘管鮑之交’(관포지교) ‘伯牙彈絃’(백아탄현)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고사와 성어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열자는 살아 있음을 어떻게 인식할 것이며, 모든 일에 있어서 인간의 경지는 어디까지인가의 지적 욕구와, 상상의 한계를 넘는 가정 등으로 그 깊이와 현묘함을 말하고 있다. 만물을 관조하여 세상을 소풍 와 있는 듯 즐기고 노닒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하고 결론을 내린다.

貴(귀)와 虛(허)를 앞세워 각기 다르게 태어나지만 죽음은 동일하니(生異死同), 천성대로 즐기며 놀 뿐(天性交逸), 명분을 지키느라 실질에 누가 되어서는(守名累實) 안 됨을 강조하여, 지극한 향락주의를 펼치기도 한다. 여기서의 향락이나 쾌락은 그저 단순한 방종의 의미가 아니라 천지 우주의 광대함과 시간의 무한함 앞에서, 지극히 미미한 인간에게 가장 중시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근원적으로 살리고 나서 나온 결론이다. 

<열자>의 글 속에는 삶 자체의 행복과, 변화와 소멸의 자연스러움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것 같은 평온함이 있다. 생존의 격렬한 투쟁이나 변화의 무서운 엄습이 없다. 그저 ‘있음’에 대한 발견과 고개 끄덕임이 아름답다.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을 구분하지 않고, 삶을 높은 경지의‘노닒’에 뜻을 두어도 그것이 부담감이나 의무에 대한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안도감을 준다.

열자는 인간으로서의 이상적인 行身(행신)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주장하여 이른바 [虛心思想]을 강조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열자는 利害(이해), 是非(시비)에 있어서의 대립과 갈등을 실천을 통하여 극복할 것을 말하고 있다. 허심사상은 전국시대에 이르러 매우 높이 평가되어 도가의 기본 사상이 되기도 하였고, 법가의 심술로서 수용되기도 하였다. 허심을 실현하면 육체도 융화되어 無重量(무중량)의 상태에 이르므로, 바람을 타는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황제편(黃帝篇)에 보인다. 황당하고 논리성은 없으나, 여기에서 고대의 소박한 사유를 엿볼 수가 있다.

그의 사상은 내 삶을 온전히 하여 외물을 과감히 버리는(全性去物) 높은 경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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