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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곽탁타전

류창희 2017. 2. 21. 13:02

○ 種樹郭槖駝傳 ○


郭槖駝 不知始何名 疾僂 隆然伏行 有類槖駝者 故 鄕人號之曰駝 駝聞之曰 甚善 名我固當 因捨其名 亦自謂槖駝云 其鄕曰豊樂 鄕在長安西 駝業種樹 凡長安豪家富人 爲觀遊及賣果者 皆爭迎取養 視駝所種樹 或移徒 無不活 且碩茂 蚤實以蕃 他植者 雖窺伺傚慕 莫能如也 有問之 對曰 槖駝非能使木壽且孶也 以能順木之天 以致其性焉爾 凡植木之性 其本欲舒 其培欲平 其土欲故 其築欲密 旣然已 勿動勿慮 去不復顧 其蒔也若子 其置也若棄 則其天者全而其性得矣 故 吾不害其長而已 非有能碩而茂之也 不抑耗其實而已 非有能蚤而蕃之也 他植者則不然 根拳而土易 其培之也若不過焉 則不及焉 苟有能反是者 則又愛之太恩 憂之太勤 旦視而暮撫 已去而復顧 甚者 爪其膚 以驗其生枯 搖其本 以觀其疎密 而木之性 日以離矣 雖曰愛之 其實害之 雖曰憂之 其實讐之 故 不我若也 吾又何能爲矣哉 問者曰 以子之道 移之官理可乎 駝曰 我知種樹而已 理非吾業也 然吾居鄕 見長人者好煩其令 若甚隣焉 而卒以禍 旦暮吏來而呼曰 官命促爾耕 勖爾植 督爾穫 蚤繰而緖 蚤織而縷 字而幼孩 遂而鷄豚 鳴鼓而聚之 擊木而召之 吾小人 具饔飱以勞吏者 且不得暇 又何以蕃吾生而安吾性邪 故昞且怠 若是卽與吾業者 其亦有類乎 問者喜曰 不亦善夫 吾問養樹 得養人術 傳其事 以爲官戒也





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


류자후(柳子厚:773~819) 성柳 명宗元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곽탁타의 처음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곱사병이 들어 등에 자루 같은 혹이 솟고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는 것이 낙타와 비슷하므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낙타라 불렀다. 


그는 그 소리를 듣고, ‘참 좋다. 

나에게 꼭 알맞은 이름이구나’ 하며 

그 때까지의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자신을 탁타라 불렀다. 

탁타가 사는 마을 이름은 풍악으로, 

그 곳은 장안의 서쪽에 있다.


탁타는 나무 심는 것이 본업이다. 

그의 나무 가꾸는 솜씨는 참으로 훌륭하여, 

장안의 권세 높은 양반들과 돈 많은 사람들은 

그의 나무를 즐겨 완상했고, 

과일 장수들은 앞을 다투어 그를 맞아들여 돌보아 주며 

그로 하여금 나무를 가꾸도록 했다. 


탁타가 나무를 가꾸면, 

옮겨 심는다 해도 죽는 일이 없으며, 

언제나 잎이 무성하고, 

다른 나무보다 일찍 열매를 맺으며 그 수량이 많았다.

혹, 다른 사람이 탁타의 나무 가꾸는 것을 

가만히 엿보아 배워서 그대로 해 보곤 했지만, 

탁타가 가꾸는 것과는 같지 않았다.


이에,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탁타에게 묻자, 

탁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탁타가 특별한 재주를 지녀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또 무성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가 지닌 자연의 성(性)을 거스르지 않고, 

나무로 하여금 그 본성을 다할 수 있도록 돌보아 줄 뿐입니다. 


나무의 본성이란 이러합니다. 

뿌리가 바르게 뻗는 것을 좋아하고, 

뿌리를 북돋운 흙의 높이가 높지도 낮지도 않아 

땅과 평평한 것을 좋아하며, 

본디 자신이 뿌리를 내렸던 흙을 좋아하고, 

뿌리 사이에 빈틈없이 흙이 들어가도록 

꼭꼭 다져 주는 것을 좋아 합니다. 


나무의 본성에 따라 이대로 해 준 다음에는, 

그 나무를 건드리지 않고 

행여 죽을까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그 자리를 떠나 더 이상 돌아보지 않습니다. 

처음 나무를 심을 때에는 자식을 돌보듯 정성을 들이지만, 

심은 다음에는 아주 내버린 것처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나무의 본성이 온전히 보존되어, 

그 나무는 본성에 따라 

무럭무럭 자라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므로, 저는 나무의 성장을 해치지 않을 뿐이지, 

나무를 크고 무성하게 하는 

별 다른 재주를 지닌 것은 아닙니다. 


또, 나무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열매를 맺는 것을 손상시키지 않을 뿐이지, 

특별한 재주를 지녀 열매를 일찍 맺게 하고 

또 많이 맺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를 않습니다. 

주먹을 쥔 것처럼 뿌리를 한데 모아 심고, 

흙을 새것으로 바꿉니다. 

또, 나무뿌리에 흙을 덮는 것도 

지나치지 않으면 부족하게 합니다. 


이렇게, 나무의 본성을 생각하지 않고 나무를 가꾸는 자는,

나무를 지나치게 사랑하고 너무 근심한 나머지, 

아침마다 나가 돌보아 주고 

저녁마다 가서 어루만져 주며, 

집에 돌아와서도 나무만을 생각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나무껍질에 손톱자국을 내어 

나무가 살았는가 죽었는가를 시험해 보기도 하고,

나무를 흔들어서 

뿌리 사이에 흙이 제대로 채워져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러니, 날이 갈수록 나무의 본성은 흩어지고 맙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은 나무를 해치는 것입니다. 


또, 나무가 마를까 근심되어 그런다고 하겠지만,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원수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들처럼 하지 않을 뿐입니다. 

제게 별다른 재주가 있을 리 있겠습니까.”


탁타에게 물었던 사람이 말했다.

“그대의 나무 가꾸는 법을 

백성을 다스리는 데에 응용하면 좋지않겠는가?”

탁타가 대답하였다.

“저는 나무 가꾸는 법만 알 뿐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일은 제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고향에 있으면서 

백성들에게 번거롭게 

명(命)을 내리기를  좋아하는 수령을 보았습니다. 

그분은 백성들을 가엾게 여겨 

백성들을 잘 살게 해 주려고 한다지만 

결과적으로는 화(禍)를 주었을 뿐입니다. 

아침저녁으로 관리들이 나와 

마을 사람들을 모아 나라의 명령이라며, 

‘열심히 밭을 갈아라. ‘뽕나무. 삼 등을 심어라’, 

‘곡식을 거두어 들여라’ 하고 독려했습니다. 

또, ‘빨리 실을 뽑아라’, ‘빨리 옷감을 짜라’,

 ‘어린 아이들을 잘 길러라’, 

‘닭을 쳐라, 돼지를 쳐라’, 등등…, 

북을 울려 바쁜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딱따기를 쳐 일하던 사람들을 불러내었습니다. 


우리 백성들은 아침저녁으로 

관리들을 대접하느라 한가한 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무슨 여가에 우리 백성들이 생활을 풍성하게 했겠으며, 

하루인들 마음 편한 날이 있었겠습니까. 


결국,  백성들은 지치고 병이 들었으며,

 자연 일에 태만해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으로 보면, 백성을 다스리는 법도 

저의 나무 가꾸는 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탁타에게 물었던 사람이 기뻐하며 말했다.

“그대의 그 말 또한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나무 가꾸는 법을 물었다가 

백성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후세에 전하여, 

관리들이 지켜야 할 계칙을 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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