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희 2017. 2. 21. 13:39

○ 漁父辭 ○


屈原 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 樵悴 形容 枯槁 

漁父 見而問之曰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屈原 曰擧世皆濁 我獨淸 衆人 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漁父 曰聖人 不凝滯於物而能與世推移 

世人 皆濁 何不淈其泥而揚其波 衆人 皆醉 何不飽其糟而歠其醨 何故 深思高擧 自令放爲 

屈原 曰吾聞之 新沐者 必彈冠 新浴者 必振衣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漁父 莞爾而笑 鼓枻而去 

乃歌曰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不復與言






어부사 


굴원


굴원이 이미 추방을 당해서, 상강의 물가를 거닐며 시를 읊고 있었다. 안색은 초췌하고 몸은 마른 나무처럼 수척했다.

한 어부가 다가와 굴원에게 말했다.

“그대는 초나라의 삼려대부가 아니십니까?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소?”

굴원이 대답하기를 “세상이 온통 이욕에 눈이 어두워 흐려 있는데 나만 혼자 맑았기에, 뭇사람들이 다 취해있는데 나만 혼자 깨어 있어 이렇게 되었소.”

어부가 말하기를 “성인은 세상의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시세에 따라 자유로이 옮겨가거니. 세상 사람 모두가 흐려있으면 결백한 지조 따위는 안으로 감추고, 어찌해서 그들과 함께 출렁이지 못하는가. 많은 사람이 모두가 이욕에 마음이 취해있으면, 안 취했어도 취한 척, 어째 술지게미와 물탄 엷은 술을 함께 마시지 못하는가. 무슨 까닭으로 깊은 생각과 고상한척 하여 그 몸을 이 지경에 이르렀소.!

굴원이 말했다.

“나는 들은 적이 있는데.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갓의 먼지를 털어서 쓰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어찌 이토록 깨끗한 몸에다 그 더럽고 욕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이오. 차라리 이 몸 상수에 몸을 던져 강고기의 뱃속에서 장사를 지낼망정, 희고 맑은 이 내 몸에 어찌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겠소!”

어부는 빙그레 웃으면서, 상앗대를 두르려 장단 맞춰 노래하며 떠나갔다.

“창랑(조정)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라.”

마침내 어부가 떠나간 후, 다시는 그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